그냥..

전자피아노와 전자드럼 구입..

황아찌 2015. 10. 17. 22:50

키보드로 피아노건반 연습을 하다

건반을 세게 누르나 약하게 누르나 소리의 변화가 없어

전자로 된 것은 터치감이나 음색이 왠지 장난감같다는 생각이 들어 피아노건반 연습을 중단한다..

 

그러다 딸애가 통기타를 배운다하여..

음악을 하시는 일련정종신도분께

어떤 브랜드를 어느정도선에서 구입하면 되는가를 물어

크래프터 글로리아 기타를 중고로 구입했는데 새것이나 다름없다..

예전 통기타와 달리 튜닝기능과 앰프연결 기능이 있어 왠지 더 무거워진 느낌이지만

기타 음색이 듣기에 좋다..

 

재수도 안하고 놀기만했던 스무살때 기타를 배우려고 기타를 사오던 날

아버지께서 공부안하고 왠 기타냐며 기타를 보자마자 기타로 내 머리를 쳐서 기타에 구멍이 나버린 이후

난 기타에 대한 생각을 접고 있었다..

 

그러한 아버지셨지만..

중학교1학년때 클래식 레코드판을 종종 듣곤했는데..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배우라하셔서

피아노를 배운적이 있는데..

3개월 배우다 내 스스로 그만 둔 경험이 있다..

난 그렇게 배우다만 피아노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는데..

 

딸애에게 기타를 사주고나니

기타를 배울까 피아노를 배울까 내나름대로 저울질을 하게된다..

 

얼마전 기타리스트로부터 레코드판과 LD판을 무척 싼값에 사면서

기타치시는 분들이 이책저책 참 많은 책을 본다는것을 생각하니

기타는 배우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어 피아노로 결정한다..

일련정종신도분께 내가 갖고 있는 키보드의 특성을 얘기하니

요즘 전자피아노는 일반피아노랑 터치감이나 음색이 똑같다면서

해머건반으로 된 롤랜드전자피아노를 추천하여 준다..

롤랜드가 전자악기분야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라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된다..

 

 

 

롤랜드 피아노는 가격이 싸지 않아..

롤랜드 76건반 세미터치 키보드가 지금 쓰는 것보단

터치나 음색면에서 낫겠지하여 싼맛에 구입하기로 하였으나

연휴내내 기다려도 판매자가 연락을 주지않아 날샌 것으로 판단하고

검색을 해보니 외형은 약간 찌그러지고 낡았지만

해머건반으로 된 일본산 88건반 Roland FP-8 스테이지 피아노가 있어

30만원에 구입하고 당일 배송을 받게되는데..

피아노 주문을 결정하고 난후에야 키보드 판매자로부터 연락이 온다..

 

피아노를 파시는 분이 악기대금은 받은 후에 이상이 없으면 주면 된다는데..

악기라는 문자를 보는 순간 내가 산 것이 악기라는 생각이 깊게 박힌다..

판매자분에 의하면 전자피아노는 고장날 일도 별로 없고..

고장이 나도 수선이 가능하다고 한다..

 

포장무게만 25키로나 되어 휴가나온 아들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지난 일요일 픽업을 하고..

애들과 외식 후에 집에 돌아와 이른 시간이니 딸애로 하여금 냥냥이 목욕을 시키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드라이기로 털을 말리던 중 갑자기 냥냥이가 죽어버린다..

 

평소 개미보고도 놀라던 스코티쉬폴드 고양이였는데..

내가 거의 뒤치다꺼리를 하다시피하면서 키웠는데

매일 내 팔을 배게삼아 자기도 하고 마치 내가 주인으로 착각하던 놈이었는데..

내 품안에서 그렇게 가버린것이다..

 

두살밖에 안되었는데 그렇게 가버리니..

측은하다는 생각이전에 얼마나 화가 치밀던지..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때도 그렇게까지 마음이 흔들리지않았는데..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축생한테 마음을 빼앗겼다 생각하니..

냥냥이 나쁜놈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다음날 냥냥이 모습이 삼삼하게 떠오르기도하고

화가 시도 때도없이 치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측은하다는 생각도 비로소 든다..

 

냥냥이를 키워보니 애완동물이란 말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던차에

이렇게 냥냥이가 가버리는 것을 보니 파리 목숨이나 식용으로 키우는 가축이나 반려동물이나

명이 정해지지않은 것은 별차이없다는 생각도 한편으로 든다..

동물의 세계는 적자생존이 맞는듯하다..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해결하기위해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다음 다음날인 지난 수요일에 피아노학원을 등록한다..

 

 

 

원장선생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이번 기회에 피아노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기초를 확실하게 배울수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는데..

 

지난 드럼수업에서와 마찬가지로..

내가 비록 마이웨이 한 곡을 6개월간 칠만큼 박치였지만

중도 포기하는 일 없이..

서두르지않고 조금씩 매일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새 그 반복이 점점 재미있어진다는 것과

그 결과 내가 원하는게 조금씩 얻어진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있기에

피아노도 일주일에 두시간정도씩 투자하다보면 분명히 어느새 내것이 될거란 확신이 있다..

드럼을 배운지 일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예전과 달리 비슷한 소리도 나고 드럼패드를 두드리는 재미가 상당하다..

드럼이 스트레스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이제부터 참말이 된 셈이다..

 

오늘 첫수업을 받아보니 원장선생님말대로 서양음악이 수학을 푸는것과 똑같을수있겠다는 판단이 든다..

얼마나 logical할지는 배우다보면 알게되겠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

투자한 이상의 즐거움을 계속해서 줄거란 기대부터 든다..

 

수업시간전 잠시 원장실의 서재에 꽂힌 피아노교본의 악보를 보니..

딴따라 따다단 따다다다 이렇게 그 음길이가 머리속으로 그려지는 것을 보면서..

드럼에서 지난 1년3개월간 수없이 봐왔던 음표들이 낯설지않다는 생각과 함께

그덕에 피아노도 쉽게 해낼수있겠다는 자신감부터 든다..

 

 

냥냥이랑 거의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가 있길래

분양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지방에서 데려오기 위해 집에 있는 고양이화장실을 들고갔더니..

딸애가 냥냥이 화장도 하기전에 냥냥이용품부터 치운 것으로 오해하길래..

 

고양이를 여럿 키우는 가정이 아니라 안판다는 말을 전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것은 어찌보면 쉬운일이다..

돈 많이 주고 품종 좋은 것을 사서 거기에서 얻는 즐거움은

별 노력이 없어도 얻을수 있는 것이다..

 

단지 본능에 따라 움직일뿐인 동물에 즐거워하기보단..

사람인 이상 이성이 있으니

노력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가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이라 생각하여..

냥냥이 생각도 절로 나고해서 그 에너지를 분출하기위해

난 피아노학원을 등록했다고 말했다..

 

너도 잊을 것은 잊고 아빠가 냥냥이 뒤치다꺼리가 비록 번거로웠지만..

그래도 냥냥이가 줬던 즐거움 또한 잘 알고있으니

나를 위해서라도 고양이를 새로 들일 것이니 예쁜 고양이나 찾아보라고 했다..

 

 

 

그런 와중에도 드럼패드 싸고 괜찮은 것 있으면 한개 더 장만해야겠다고 찾고있던 중에..

평소같으면 롤랜드전자드럼에 전혀 관심을 안갖고있었을텐데..

전자악기도 악기라는 생각을 갖게되자

 

Roland TD-7 전자드럼을 무척 싼 가격인 15만원에 구입한다..

모듈이나 패드는 일본산인데 전혀 이상이 없고

바디는 멀쩡하나 미국산이다보니 인치로 된 육각렌치를 이용하여 나사를 풀고

연식이 오래되어 홀더의 플라스틱으로 된 나사조임부분이 삮아 버린 곳을

에폭시본드로 손질하여 놓고보니 새것 부럽지않다..

해당 부속을 굳이 비싸게 새로 구입하지않아도  사용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듯하다..

 

 

전자드럼을 구입해놓고보니 악기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려하면

전자피아노와 달리 앰프와 같은 음향시설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사고나서 알게된다..

전자드럼 자체도 싸지않은데다 제대로 된 소리를 내려면 그 비용이 만만치않다..

 

공연장같은 분위기를 내려면 드럼전용앰프보단 제대로 된 PA앰프가 제격이겠지만..

드럼초보가 그렇게 할 이유도 없고..

컴퓨터의 값싼 외부스피커로는 하이햇이던 베이스던 제대로 된 소리를 못낸다는 것을 알게된 이상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여분의 마란쯔 앰프와 JBL등 소형스피커를 이용하여

조만간 오디오 연결잭을 구하여 연결해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올듯하다..

앰프에 무리를 주지않고 잘 작동되면 진공관앰프에 연결해서 듣는 것도 괜찮을듯하다..

 

어찌되었던 갖고있던 DW드럼패드세트도 잘치면 소리도 듣기 좋고 그나름 연습하기에 좋지만..

박치를 면하는게 드럼을 배운 목적이었음에도 한걸음 나아가 악기에까지 관심을 갖게되고..

6개월내내 박자는 그렇다하더라도 제대로 된 드럼소리조차 못내던 내 자신이

치는게 스트레스였던 드럼과 포기하지않고 계속 씨름하여 전자드럼까지 구입하게 된 것은

내 스스로 생각해봐도 자랑스러워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