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안면도에서.. (2010.8.13)

황아찌 2010. 8. 14. 23:45

 

 

모처럼 안면도에서 하룻밤을 자고왔다..

날씨가 궂은 것은 알고있지만

아들애가 계획을 중시하는지라..

쉬러간다는 마음으로 출발한다..

 

날씨탓인지 가는길이나 해수욕장이나 한적하다..

계요등과 순비기나무꽃과 장구밥나무열매를 보고..

뻐꾹나리가 아직 꽃대가 맺혀있지않다는 것도 확인을 한다..

 

저녁을 먹고..

헤드랜턴불빛에 맛조개와 조개를 캐는데..

왠일인지 맛조개는 전혀 보이질않는다..

조개도 예전에 비해 반정도 밖에 못캔다..

바위를 들추며 꽃게가 있나 찾아보는데..

썰물에 밀려가는 꽃게모습도 보게된다..

 

꽃게 넣은 라면을 먹은 후..

밤 12시가 너머 비비를 설치하는데..

비가 많이 오면 차에서 비를 피할 생각으로

텐트와 쉘터는 설치하지않는다..

 

비가 올거같기도하지만..

비 맞으며 자는것도 괜찮을거같아..

난 비비에서 자고 아들애는 옵저버 비비에서 재운다..

 

 

날이 흐린데다 습기가 높아 모기장을 닫고있으니..

비비안이 너무 덮다..

 

비비안에 모기가 들어왔는지

계속 물어대는데..

모기향이 이번엔 별 도움이 안된다..

 

너무 더워 모기장을 걷고 그냥 얼굴과 상체를 내놓고 자는데..

더운것이라도 괜찮아지니 누워있을만하다..

모기가 더욱 극성이다..

밤하늘에 별은 한개도 안보이고..

더위와 모기와 씨름하다 아마도 두시넘어 잠이 든거같다..

 

6시쯤 가랑비에 깨어 밥을 하고..

아들애 비비의 일부를 닫아준다..

그리 닫아주면 더울거같은데 아들애는 잠을 잘자는거같아보인다..

 

밥을 다해놓고나니 폭우가 쏟아진다..

모기장 틈으로 비가 들어올텐데..

그래도 아들애는 잘자길래 그냥 내버려둔다..

 

비가 오다 그치다 폭우가 쏟아지기를 반복하는데..

차의 시동마저 안걸린다..

 

10시 너머까지 잠을 자던 아들애가 비를 흠뻑 맞으며 차로 뛰어오는데..

비비안에 물이 차서 잠을 잘수없다나..

그러면 우산달라고 불러야지하니

내가 차안에서 자는줄 알고 그냥왔다나..

비맞으며 자게 내버려뒀다고 투덜대지만

이렇게 비맞으며 자는것도 괜찮은 경험이라고 한마디한다..

 

아들애는 그런 폭우속에 어찌하여 잘잤나 나름 분석을 하던데..

머리맡에 놓아둔 오리털침낭과 키친타월이

빗물을 흡수하는데다 물방울이 비비의 경사를 타고 발밑으로 떨어져서

사실 잠자는데 불편함은 없었다고한다..

 

매트리스가 두꺼운데다 좋은거니까..

물이 왠만큼 차기전까진 별문제없으니

그비속에서 세시간이상은 푹잔거라고 내가 덧붙여준다..

 

차에 대해 아는것이 없으니

밧데리 방전인지 제너레이터 고장인지 감이 안잡혀

혹시 견인을 해야할지몰라

폭우속에서 비비를 걷는다..

그나마 휴일이 아니고 주말인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출동서비스를 받아보니 다행이 밧데리 방전이다..

황당한 경험이지만 나름 안도가 된다.. 

 

이번엔 장소를 옮겨 맛조개와 조개를 캐는데

왠일인지 한개도 못잡는다..

대신 칠게를 한시간가량 잡고 늘 가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왜 맛조개가 안잡히냐고 물어보니..

이처럼 비가오면 맛조개가 깊이들어가기 때문이라며..

바다가 말라있을때 오면 많이 잡을수있다고한다..

 

말라있는 날이 언제냐고 물어보니

달력을 주며 바닷물 높이 숫자가 낮을때 오면 된다고한다..

해삼을 비롯하여 왠만한것은 다있다고한다..

 

맛조개를 잡을 자루가 짧은 삽을 어디서 사느냐고 묻고..

품질좋은 서산쪽파를 어디서 사면되냐고 물어보니

친절하게 그곳에 전화까지 하여준다..

 

며칠전 종로에서 산것의 4배가 넘을 분량의 쪽파알뿌리를 비슷한 값으로

구입하는데 산지랑 이렇게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는게

한편으로 이해가 안된다..

 

최근 며칠간의 경험으로 농산물도 품질이 가격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데..

이렇게하여 가격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된다..

 

두달전 안면도에서 돌아올때 마늘을 구입했던 가게에 들려

흑마늘을 만들 생각으로 두접을 샀는데..

고맙다고 밭에서 고구마줄기를 따서 준다..

 

별을 못본 것은 아쉽지만..

한적하게 흐린날의 바닷가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있는것도 좋았고..

이렇게 안면도를 수시로 오다보니..

이것저것 알게되는 것도 많아지고..

안면도는 역시 가도가도 좋은곳이란 생각이 든다..

담엔 해삼을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에 다음 안면도 기행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