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관한 책 두권을 구입하면서..
요즘 수성과 금성을 함께 볼수있는 시기라
엇그제 안산으로 출장을 간김에 별을 보러 구봉도로 향하였는데..
감기는 걸려있는데 바람은 많이 불고 수평선에 낀 먹구름으로 수성은 볼수없었다..
잠시 구름이 걷히면서 금성만을 보았을뿐인데..
그보다 3도아래에 위치한 수성이 안보인다는것이 많이 아쉽긴하였다..
날이 어두어지길 기다리며 노루귀와 달래 중의무릇 산자고를 보았는데..
이제는 어느것이 달래인지 중의무룻인지 산자고인지 구별이 된다..
재미있는것은 중의무릇을 보러 산자고를 보러 여기저기 많이 쫓아다녔는데..
알고보니 흔한게 중의무릇과 산자고였다..
요즘 콘트리트길 틈새와 화단에 올라오고있는 새싹을 보면서
민들레인지 꽃마리인지 개망초인지 구별을 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요즘 보고싶은 꽃이있다면 깽깽이풀인데..
깽깽이풀을 보러 일부러 멀리까지 가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매년 그런 꽃들을 보러 장거리를 다닌다는것도 무의미한것같고..
산에 핀 야생화나 길러진 야생화나
그식물 고유의 특성은 변하지않을거같고..
식물이라는 생명체라는 사실엔 다를게없다는 생각도 들곤한다..
그 꽃씨를 구해서 키워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기도하고..
가까운 관공서에 해국이 있는것을 보고 반가움과함께
기왕이면 깽깽이풀도 키우길바란다고 건의를 해볼까하는 생각도 든다..
야생화와 나무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싶은 마음에
야생화나 산나물 동호회의 사진을 보곤하지만
사진자체가 원본이 아니라 클릭하여 보다 자세히 볼수없는 경우도 많고
야생화의 잎맥이나 줄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담겨있는 사진이 별로 없는게 현실이다보니..
넘쳐나는 정보의 한계를 느끼곤한다..
칼라로 된 세밀화로 설명되어진 도감이 있으면 좋겠는데..
예전에 보니 마땅한 책이 없는듯하여
일본책이라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에 서점을 들렸다..
대체로 도감이 알듯말듯하게 장황하게 설명되어있고..
사진이 예쁜 꽃사진만 부각되어있어..
그 잎과 줄기 그리고 뿌리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정보는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
세밀화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던차였다..
내가 예전에 개업분으로 받은 수많은 난분들이 모두 꽃을 피우고있었지만
꽃이 지고나서 화분을 열어보니 모두 뿌리가 썩어있다는 사실에 놀란적이 있는데..
그건 아마도 꽃이란게 일종의 종족번식을 위한 작용이므로
난에게 극한 상황을 제공하여 꽃을 피우게 하였기 때문인듯하다..
어떤 난분은 약물처리자국도 보이고..
그 썩은 뿌리를 모두 잘라내고 분갈이를 해주었더니
아직까지 그 난들이 살아있다..
썩은뿌리는 그대로 나두면 그것이 과습의 원인이 되어 점점 뿌리가 썩게되어
결국은 난자체가 죽게되는데..
뿌리를 잘라주면 그곳에서 새뿌리가 난다..
난을 키운다는 것은 뿌리를 키우는것과 다름이 없다..
뿌리를 이해하지못한다면 식물을 제대로 키울수없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난 가꾸기가 물주기 3년이라는데 알고보면
그것도 간단한 얘기다..
물을 난돌에만 주면 문제될것이 거의 없다..
난분이 적을때 젤 간단한 방법은 난분을 돌에만 물이 닿을정도로 양동이에 담갔다가
빼면 잎에 물이 닿을 이유가 없게된다..
잎에 물이 닿는다는것은 날이 더울때는 아래로 고여진 그 물방울이 일종의 돋보기가 되어
햇빛을 받으면 온도가 상승하여 난잎이 뭉개진다..
난은 일정기간 물을 안주어도 뿌리의 특성상 살수있지만
물을 오히려 자주 주면 과습이 되어 죽는다..
식물이 스스로 자살을 하는 경우는 없는지라
지나친 물주기는 결국 타살이 된다는 화원하는 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커다란 관음죽이 시들시들해져서 원인을 모르다가
우연히 화분 아래를 보니 화분받침대에 물이 찰랑찰랑 늘 고여있다는것을 보게된다..
첨엔 분이 워낙 커서 일회용주사기를 이용하여 물을 빼주고 며칠 지내보니
관음죽이 다시 생생해지는것을 보고..
화분의 공기구멍이 받침대에 고인 물에 의해 막혀 통풍이 안되어
뿌리가 썩어가고있음을 알았다..
그 경험으로 물주기도 중요하지만 통풍도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 세가지를 경험상 익히는데 꽤 오랜세월이 흘렀다..
알고보면 무척 간단한 얘기인데..
그런 상식을 난 몰랐기때문에
비싸게 구입한 난도 많이 죽이고 화분도 많이 죽였다..
그정도의 상식만을 갖고 식물을 접하다가
이곳저곳 야생화를 찾으러 다니면서 야생화 나름의 자생지에 대한 감이 잡히던차에..
서점에서 집에서기르는야생화(현암사간)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노하우야 말로 내가 기대했던 책이다는 느낌이 온다..
내가 지난날 경험으로 터득한 세가지중 부족했던 부분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를
이책은 이치에 맞게 알기쉽게 설명하여주고있다..
또한 그 내용을 읽다보면
"야생화를 기르는것도 악기의 연주법을 배우는 것처럼 차근차근 기초를 배우며
이해과정을 거치게되면 그다지 어렵지않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던 초급과정을 벗어나
아름다움을 보는 기준이 바뀌고 생태계를 이해하게되는 중급과정을 거쳐
나중에는 식물의 삶 자체를 사랑하고 아끼는 고급과정으로 발전하게된다..
그러나 발전의 과정은 늘 기본을 지키는 자세와 참고 기다리는 노력이 함께하는
고달픈 여정이다.. 그래도 야생화는 이 고달픈 여정을 달콤한 일상으로 바꿔주는
크나큰 매력을 갖고있다.. 풋풋한 아름다움과 심오한 멋을 함께 갖추고있기 때문이다..
햇빛과 물, 깨끗하게 분해된 무기물만을 흡수하고 사는 고아한 자태의 생명체와
함께 살려면 먼저 이들이 살아갈 장소를 살펴보아야한다.." (중략)
이 책을 읽다보니 친한 친구랑 수리산을 걷다가
친구가 나팔꽃 씨앗을 몇개 받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땐 꽃씨를 받고하였지만..
참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다라는 생각만을 하고있었는데..
앞으론 내가 그런 꽃씨를 받는 모습으로 변하지않을까 기대해본다..
그 과정이 익숙해지면 언제간 다시 산에 꽃씨를 뿌리며 다닐때도 있을것이다..
"식물을 길러 씨앗을 퍼뜨리는 일은
식물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것만큼이나 귀하고 소중한 일입니다"란
머리말을 읽으면서..
그간 지난 노력의 과정을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그 저자의 마음이 고맙기도하고..
그책을 통해 하나씩 내것으로 배워나가게될 내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