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2박3일간의 비박여행.. (2009.12.25)

황아찌 2009. 12. 28. 14:08

한달전부터 계획하였던 크리스마스연휴기간중의 비박을 앞두고 감기몸살이 난다..

그래도 비박을 하고싶은 맘에 같이 간분들에게 민폐가 되리라는것을 알면서도

내몸상태로 봐선 등로를 모르는 상태하에서 산행을 긴시간하기엔 무리인듯싶지만..

 

산행지도상 중간에 탈출로가 없다는것을 알고있는지라..

경우에 따라 컨디션이 아주 안좋을때는 홀로 원점으로 회귀하리라는 생각을 갖고

25일아침 7시반에 새메기대장님을 합정역에서 만난다..

반가운 사람들을 가평휴게소에서 만나 매화동계곡을 향하여가는데..

고속도로상의 터널위 나무가지에 맺힌 상고대를 보는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날이 흐린데다 바람까지 불어 산행초입에서 식사를 하는데..

5명이 함께 모여앉아 바람을 피하며 식사할수 있는 쉘터가 없다..

난 계곡비박보단 능선비박을 좋아하는편이지만..

바람도 많이 불고 식수를 지고 올라가기엔 무게부담이 많은듯

계곡 적당한곳에서 비박을 하자던차에..

 

이런날씨에 쉘터없이 지내는것은 곤란하지않느냐고 내가 코스를 변경함이 어떤가하고

대략 난감하면서 미안스런 제안을 한다..

결국 점심식사만을 하고 방태산휴양림으로 코스를 변경한다..

 

 

계곡길을 올라가는데 때마침 눈이 내린다..

그눈으로 인하여 이번일정에 대한 기분이 다시 업된다..

 

내경우 컨디션이 안좋을때엔 산행에 이만저만 신경쓰이는게 아닌데..

회원님들 덕에 코스를 변경하니 이젠 내 감기몸살로 인한 내 맘의 부담도 자연스리 없어진다..

이번산행에 컨디션이 안좋은것을 감안하여 무게를 좀더 줄이고자

카메라와 쌍안경 그리고 별자리 책을 갖고가지않는다..

 

대신 2박3일간 좀더 따뜻하게 지내고자 미라지침낭대신 우모함량 550그램인 발란드레 라파엣침낭으로..

침낭이 결로에 의해 젖을것을 대비해 그다음날 보다 따뜻하게 자기위하여 핫팩을 넉넉히가져간다..

또한 공동으로 식사하는관계로 평소와 달리 라이스쿠커한개만 제외하고

내가 2박3일간에 먹을 식량에 해당하는 무게와 약간의 비상식량만을 챙겨

물2리터를 배낭안에 넣으니 19키로가 약간 넘는다..

 

자켓도 무게를 줄이기위해 두겹인 엔트란트더미작스자켓대신 얇은 자켓인 퍼텍스자켓을 준비한다..

등산화에 왁싱을 하고 여분의 울양말한컬레와 여분의 속옷 그리고 젖을것에 대비하여

방한모와 비니 넥게이터 장갑등을 넉넉히 준비한다.. 

 

 

바람이 최소화되는곳을 새메기대장님이 찾아낸다..

그곳에 각자 잠자리를 마련하고

나도 돔쉘터를 설치한다..

 

바람소리가 마치 폭풍우가 밀려오는듯 그소리가 너무 멋지다..

저 자연의 소리가 너무도 멋져서 한참을 귀기울여듣는다..

그런 바람속에서도 우린 바람의 영향을 받지않는곳에

모여앉아 쉘터도 없이 식사를 한다..

 

때론 눈도 내리고..

꽤 괜찮은 시간속에서 내가 첫사랑에 관한 얘기를 잠시 꺼낸다..

그것이 화두가 되어 이런저런 개인적인 얘기들을 하다보니

어느덧 10시가되어 서로 잠자리로 되돌아간다..

 

 

라파엣침낭안이 핫팩과 따뜻한 물병덕에 무척 따뜻하다..

특히 미라지침낭에 비하여 그만큼 우모가 두툼해서인지 무릎과 허벅지 부분이 따뜻한게 맘에 든다..

반면 지퍼가 중앙에 위치하여 찍찍이와 지퍼가 얼굴을 스치는게 아쉽지만 그부분은

우모복으로 받치고 자니 그런대로 불편한 문제가 해결된다..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전혀 듣지못하고 잘만큼 네시간동안 단잠을 자고 깨어 밖을 나가보니

눈이 오는 날씨라 전혀 예상치못했던 별들이 쏟아진다..

 

넓은 계곡이라 비교적 하늘이 터져있는곳에 북두칠성과 삼태성 사자자리 화성이 밝게빛나는데..

가깝고 크게 보이는 별들이 나무가지사이로 보이는게 환상그자체이다..

북두칠성과 목동자리의 아크투르스와 처녀자리의 스피카가 만드는 봄철의 대곡선이

여짓껏 본 봄철별자리중 최고였다..

그것을 보는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아 어쩔줄을 모르겠다..

멀리 헤드랜턴불빛이 보이길래 별보세요라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친다..

예전에 느꼈던 방태산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기도하다..

 

 

영하9도의 날씨에 계곡에서 잠을 자서인지 호흡으로 인하여

crysallis bivy에 결로가 많이 생겼으나

다행이 침낭이 젖지는 않았다..

키친타올을 미처 비비안에 넣어놓지를 않아 비비를 여는순간

그결로가 얼어버린다..

얼음위에 날진물통을 갖다대니 얼음이 쉽게녹는다..

그렇게해서 생긴 물기를 키친타올로 닦아내니 다시 비비가 말짱해진다..

5분동안 그렇게 비비를 정리하고 커피한잔을 마신후 다시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호흡로 생긴 비비의 결로를

이번엔 핫팩을 이용하여 녹이면서 키친타올로 닦아내면서 담날비박을 위해 준비를 해둔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테디님이 나의 몸컨디션을 물어보며 현리터미널까지 데려다주는 것은 어떻냐고 묻는다..

유난히 파란하늘을 보고있어도 좋은터에 상고대를 기대하기 힘들것같고..

그전날 눈과 바람과 별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하기로한다..

막 출발할려는 차에 산에서 새벽에 출발하신 한걸음님을 만나게된다..

 

그렇게하여 난 하산을 하고

차안에서 한시간가량 낮잠을 자고 여유롭게 쉬고있으니 그재미 또한 괜찮다..

 

이번엔 휴양림데크에서 비박을 하려는데..

이곳은 겨울철야영이 금지되어있다하여

민박촌공터에 한걸음님의 10인용텐트를 친다..

그곳은 바닥이 잔돌로 되어있고

전선에 의해 하늘을 가리는것이 내가 좋아하는 곳이 아니라

내 나름대로 비박지를 찾아본다..

 

민박촌에서 조성한 야영장이 있어 그곳에 돔쉘터를 설치한다..

맨땅이 얼어 슬레이트못조차 깊게 밖히지를 않아

근처에 돌을 이용하여 설치를 한다..

 

 

식사를 하면서 잠시잠시 하늘을 보는데..

겨울철다이몬드별자리를 좀더 크게보고싶지만 구름이 몰려와서 아쉬운맘이 든다..

그래도 밝게빛나는 시리우스와 붉게빛나는 화성이 볼수록 멋지다..

지난해 태백산에서 한걸음님의 쉘터덕에 따뜻한 비박을 맞이하였는데..

이번에도 한걸음님의 넉넉한 텐트덕에 따뜻한 식사자리를 갖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에 잠시 일어나 하늘을 보니 탁트인하늘에 봄철별자리가 멋지다..

북두칠성과 사냥개자리 사자자리 목동자리 왕관자리 처녀자리 까마귀자리등

봄철별자리가 한눈에 다 보인다..

언젠가 그모습을 보리라하였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보니 마냥 좋기만하다..

 

발란드레 라파엣침낭에서 그전날보다 더 따뜻한 밤을 보낸다..

아침에 일어나 온도를 재보니 영하9도이다..

탁트인하늘에서 별을 봤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한구석이 뿌듯하다..

 

산수유나무가 유난히 많이 심겨진 이곳에서

그 겨울눈이 참 예쁘다하는 생각을 하며 아침식사를 한후

서울을 향해 출발을 하는데

서울에 도착하니 눈이 내린다..

 

좋은 분들과 2박3일간 함께하면서

방태산에서의 멋진 바람소리와 때마침 내린 눈 그리고 쏟아지는 별빛은

아마도 오랜동안 내 자랑거리가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