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수리산 산행.. (2009.1.25)

황아찌 2009. 1. 25. 20:03

 

 

 

 

 

눈도 내리고 운동도 할겸 모처럼 수리산을 다녀왔다.. 

산책로엔 바람이 불어서인지 햇볕에 녹아서인지

눈꽃은 거의 없다..

 

트랑고 노르딕 등산화를 신고 걸어보니

그다지 미끄럽지않아 착용감을 테스트할겸 산행내내 아이젠을 차지않았다..

 

잠발란을 신을땐 미끄러워 자연스리 발에 힘을 주곤하였는데..

발걸음도 가벼운게 눈길의 쿠션이 좋아 걷는 느낌이 한결 좋았다..

 

몇년전 선배랑 관악산을 가던 생각이 저절로 났다..

아이젠을 하지않고는 한발도 제대로 걸을수없었던 그날

아이젠을 하지않은 선배들을 쫓아가느라 거위털 파카를 입고 땀을 워낙많이 흘려

그후에 한달간 몸살을 앓았던 기억이다...

그때 다리에 힘을 키우라는 선배의 말이 생각난다..

 

그날이후로 난 몸살의 원인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하며

등산복에 관심을 갖게되어 등산복시행착오라는 글을 쓴적이 있다..

 

 

등산화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트랑고 노르딕 255mm 사이즈를 몇번 신어보니 평소 신던 반릿지화 트랑고 레인록보다 좀 작은듯하여

같은 회사 제품도 제품에 따라 사이즈를 달리하여 신어야한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얼마전 트랑고 노르딕 260mm 사이즈를 싼값으로 재구매하였다..

 

연인산 비박갈때 그 등산화를 신어보니 착용감이 괜찮아

내 발에 맞는 등산화를 구입하는게 쉬운 것이 아닌지라

260mm 사이즈를 한컬레 더 사놓은 상태였다..

 

노르딕 260mm는 잠발란 260mm와 신발 깔창의 크기와 발목의 높이는 정확히 일치하는데

평소 레인록은 245mm와 250mm를 신어도 별문제가 없었는데

노르딕의 경우 그보다 5mm가 큰 255mm는 작다는 느낌이 드는게 희한할뿐이다..

무박으로 공룡능선을 갈땐 레인록 245mm를 신었고 무박으로 대청봉을 갈땐 레인록 250mm를 신었는데

발목이 긴 등산화는 평소보다 더 크게 신어야되는건지도 좀 아리송하다..

 

나의 경우 등산화를 신을땐 그 등산화의 종류가 무엇이건간에 늘 진흥정공 벌집깔창을 이용하며 

노르딕 260mm의 경우에도 잠발란 260mm에 사용하던 진흥정공 벌집깔창을 깔고 사용하였다..

내가 여짓껏 신어본 등산화중 젤 편하게 느끼는 레인록의 경우에도

벌집깔창을 깔지않고는 만족스런 착용감이 나오지않는다..

두꺼운 등산화 밑창과 딱딱한 바닥보다 난 진흥정공 깔창의 쿠션감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나의 경우 로드런너 깔창은 뒤꿈치로 충격이 전해져 늘 벌집깔창을 이용한다..

 

흔히들 등산화의 경우 수입등산화를 추천하는 경향이 많다..

나 또한 수입등산화가 왠지 더 나을듯하여

구입한 것이 몇가지 된다.. 

그러나 그중에 맘에 드는 등산화는 실제로 없다..

 

예전에 용소골로 백패킹을 갈때 바닥이 미끄러운 비브람창으로된 샌달로도

그 길고 미끄러운 바위길이 전혀 문제가 되지않는 회원을 본적이 있다..

 

나의 경우에도 무척 추웠던 날 설악산 미시령구간을 10시간넘게 산행하면서

무릎이상까지 빠지는 눈길을 K2등산화로 걸었을땐

발이 시렵지도 않았고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진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된 것이 없었다..

 

반면 그보다 짧은 구간이면서 오르내리락이 더 적었던 한계령에서 점봉산 구간을 갔을때

그보다 비싼 잠발란을 신을땐 오히려 약간 발이 시렵고 발걸음 또한 무거웠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늘 궁금하였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어느정도 알듯하다..

 

발이 시려웠던것은

등산화의 볼이 좁아 여유공간이 적어 그랬던것이고..

발걸음이 무거웠던것은

K2등산화에 비해 잠발란이 더 무거웠기 때문이다..

 

내가 수입등산화를 신을때 등산용품점에서 중등산화를 추천하는 이유중에

다리에 힘이 풀릴땐 등산화의 무게로 터벅터벅걷는것이

보다 안전하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그건 이제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 아니었다..

그만큼 무거운 발을 들기위해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더 안전하다는것은 이유가 될수없기때문이다..

체력이 비축되어야 보다 안전하며 다리에 힘이 풀릴 확률이 더 적다보는게 타당할듯하다..

 

바닥이 딱딱한 비브람창은 K2등산화나 트랑고등산화보다 우리나라 산길에 더 접지력이 좋다고보긴 어렵다..

그러나 다리에 힘이 붙으면 그 미끄러움의 난제가 어느정도 해결되는듯하다..

마치 미끄러운 비브람창 샌달을 신고도 산행경력이 많으면 용소골 백패킹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않듯이

산행경력이 많아지고 다리에 힘이 붙으면 수입등산화가 무겁던 미끄럽던 별 문제가 안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러한 얘기는 내가 어디에서도 들은적도 읽은적도 없다..

단지 수입등산화의 어떤 브랜드의 어떤 제품이 좋다는 얘기만을 들었을뿐이다..

 

 

엇그제엔 학생시절 방학때에 3년연속 텐트를 매고 설악산을 다녀왔던 사진을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그사진을 보니 등산화를 신은 친구는 거의 없었고 다들 운동화를 신고있었다..

등산복을 갖춰입은 경우도 없었고 나 또한 면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그당시엔 그렇게 다녔다..

 

텐트에서 잘때도 그냥 옷을 입고 잤었을뿐이지 매트리스나 모포는 예시당초 없었다..

2박3일동안 비를 맞으며 설악산을 갔을때도 요즘같은 등산복은 없었지만 그리 문제되지않았다..

마치 군에서 동계야영훈련을 받을때 담요외엔 없었듯이 그러던 시절이 떠올랐다..

도봉산을 매주 다닐때도 싸구려 등산화만 신었을뿐이었다..

북한산 백운대를 올라갈때 낡은 구두를 신고올라간적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젊었을적 얘기일뿐이지만

그당시엔 요즘처럼 산행을 길게 무리해서 하지않았다..

 

설악산을 갈땐 교통편도 많지않아

2박3일로 가는게 일반적이었고

그에 따라 산행시간도 적었다..

그러니 운동화도 그리 문제될것은 없었던거같다..

 

 

수입등산화도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좀더 무거운 짐을 들고 좀더 오래 걷다보니

그 해결방안을 등산화에서 찾는것이 일반화된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다리가 튼튼한 산행경력자의 추천이

수입등산화에도 많은것을 보면

어찌보면 그만한 다리의 힘이 붙기전까지의 과정은 생략된듯한 느낌도 든다..

 

무거운 등산화를 신어도 덜 피로하고

미끄러워도 미끄럽게 느껴지지않는 산행경력자의 일반적인 현상이

마치 산행초보자에게도 좋은 등산화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에서 좋다는 등산화가 실제 그가격이 amazon에서 200$ 넘거나 200EUR 넘는다는 것을 비추어 생각해보면

amazon의 딜러는 과연 얼마에 구입한 원가의 등산화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의 환률을 감안하여 생각하여보면 대충 감이 잡히니 좀더 나은 등산화를 갖기위해

그간 이 궁리 저 궁리했던 것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20대때 설악산을 2박3일로 여유있게 가듯

좀더 짧은 산행 좀더 넉넉한 산행이

점점더 좋아지고 내 나이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

연인산 비박에 이어 수리산에서 트랑고 노르딕 등산화의 착용감은

이제 비로소 등산화에 대한 시행착오를 끝냈다는 느낌을 들게하기에 충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