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 비박.. (2009.1.10)
올들에 가장 추운날이란 기상청의 예보였지만
별을 보고픈 맘이 떠나지않는다..
요즘 집앞에서 사자자리와 북두칠성을 가끔식 보면서
동양별자리를 출퇴근하면서 외우고 또 외우고하던 참이었다..
보름달이라 쏟아질듯한 별을 보긴 힘들듯하여
오토캠핑 비슷한 별자리관측대신 연인산으로 향한다..
올라가다보니 금성이 밝게빛나면서
노을진 모습이 멋지다..
그간 날이 건조했는지
흙먼지가 많이 느껴진다..
습도가 낮고 바람도 잦은거보니
상고대를 보긴 힘들거란 생각을 하면서 올라간다..
우정고개에 도착할즈음 무척 크고 밝은 두개의 헤드랜턴불빛이 보여
궁금하던차에 올라가보니 보름달이었다..
하얀눈밭위로 보름달과 함께 멋진 별자리들이 펼쳐져있다..
하얀눈길을 보자 저절로 잣나무숲길로 발길이 향한다..
우정고개에서 잣나무숲길을 가는길내내 눈길이었다..
헤드랜턴 불빛에 반짝거리는 눈이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듯하다..
하늘을 보니 카시오페이아를 비롯 페가수스와 안드로메다별자리등이 펼쳐져있다..
오랜만에 보는 별자리들이 무척 반갑다..
별자리에 대한 기대가 사뭇 커진다..
하늘이 막힌 잣나무숲보단 하늘이 탁트인곳이 좋다..
눈길을 따라 그런곳이 어디쯤있을듯하여 MTB코스를 따라 걷는다..
비록 임도이지만 동쪽하늘에 떠오르는 봄철별자리를 잘 볼수있는곳에 비비를 설치한다..
영하14도의 날씨지만 다행이 바람이 많이 불지않아 그리 춥게 느껴지지않는다..
설악산 미시령구간을 갔을때 미시령에서 영하14도의 칼바람날씨와 많이 비교된다..
그때 완벽하게 등산복을 갖춰입고도 모자와 이마틈으로 들어온 칼바람에 머리가 아팠던 기억과는 많이 대조된다..
땅이 얼어서 슬레이트못이 잘 안들어가는곳도 있으나 눈으로 덮으니 금방 얼어 설치하는데 그리 어려움은 없다..
이번에도 동계용코베아가스를 기가파워통에 충전하여갔다..
콜맨히터를 이용 숯불을 지피는 사이 가스통이 따뜻해져 가스로 취사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백탄의 품질이 제대로 된것이라 가열할때도 숯이 전혀 튀지않는다..
숯불을 켜놓고 유니플레임쿠커로 취사를 하니 그열기에 의해 돔쉘터안이 무척 따뜻해진다..
비록 수증기에 의해 쉘터안이 수증기가 얼어붙으나 바닥이 터져있어
그 또한 결로가 되어 떨어지지않으니 문제될것이 없다..
쉘터안의 온도는 식사할 무렵엔 크럭스버너의 열기와 합쳐서 영상 10도까지 올라간다..
간간히 눈에 젖은 등산화도 숯불에 말리니 밖의 온도가 영하14도라는 사실이 믿기지않는다..
단지 등허리의 자켓이 짧아 간간히 그곳으로 바람이 들어올뿐이다..
영하10도가 넘는 날씨라 이번엔 발란드레 프레야침낭과
무게를 좀더 줄이려 crysallis bivy 대신 부직포로된 salathe bivy를 준비하였다..
미라지대신 프레야 동계용침낭을 넣어도 마모트 브릿저 62리터로 패킹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사실 둘다 같은 테그럴텍스라하여도 바이블러의 부직포를 이용한 salathe bivy의 성능이 궁금하기도하였다..
식사를 하고나니 아쉽게도 하늘엔 구름이 몰려와 그사이로 간간히 겨울철다이아몬드별자리만 보일뿐이다..
물이 얼지않도록 물을 끓여 플래티퍼스에 담아 배낭안에 넣어두었다..
숯불난로옆에 등산화를 놓는다..
salathe bivy에 누우니 crysallis bivy와 달리 머리부분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지퍼대신 찍찍이를 사용하여서 틈이 있기 때문인데 별도의 환기구가 없는지라 대충 닫아놓았다..
5cm짜리 에어매트리스 아래엔 얼은 눈이었지만 냉기가 전혀 올라오지않는다..
비비안으로 들어온 바람에 의해 침낭겉면이 무척 차갑지만
침낭안에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위해 침낭을 줄로 조이는대신 우모복으로 가슴부위를 덮는다..
여짓껏 침낭의 후드로 머리를 감싼적이 없는지라 이번에도 프리마로프트 모자와 버프넥게이터만 하였다..
만일 crysallis bivy를 가져왔다면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상당히 하였을거란 생각이 든다..
crysallis bivy덕에 미라지 350그램침낭으로도 태백산의 영하10도추위에도 전혀 문제없었음이 확인된다..
침낭안에 누우니 바람이 많이 불기시작한다..
숯불난로옆에 등산화를 놓고 잠을 자다 별이 궁금하여 새벽두시너머 밖을 나가본다..
숯은 한시간반정도면 꺼지는지라 다타고 쉘터안의 온도는 영하 13도이다..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보인다..
사자자리와 토성이 보인다..
목동자리의 아쿠투르스가 밝게 빛난다..
우리별자리로 대각성이란 별이다..
초요성과 경하 별을 찾아본다..
아쉽게도 큰곰자리의 삼태성 별자리는 날이 맑지않아 희미하게 보인다..
동트기전에 잠이 깬다..
핫팩에 의해 침낭안이 따뜻하여 잘잤다..
비비의 지퍼를 열기전에 비비를 만져보니 머리부위엔 결로로 인해 침낭이 많이 젖어있다..
salathe bivy의 부직포엔 얼음이 얼어있다..
부직포라 습기를 머금고있어 crysallis bivy처럼 키친타올로 닦을수가 없다..
비비를 열자 그냥 뻣뻣하게 얼어버린다..
이러한 상당한 결로에도 발란드레침낭의 습기에 강한 성질에 의해 침낭안은 젖지않는다..
내가 만일 여타 침낭을 사용하였다면 추위를 무척 타는 나의 체질상 혹한기비박은 아마도 힘들었을것이다..
내 입장에서보면 부직포로 된 salathe bivy 보다 tricot 원단으로 된 crysallis bivy가 바람을 막아주어 따뜻한 점이나
습기에 대한 대처 능력도 더 나은듯하다..
밖을 나가 보니 여명과 함께 북두칠성과 목동자리의 아쿠투르스 그리고 처녀자리의 스피카가 만드는
봄철대곡선이 보인다..
배낭안에 넣어둔 플래티퍼스물병은 얼지않았으며 김치 또한 태백산비박때처럼 얼지않았다..
개스통한개는 배낭안에 넣어두고 한개는 그대로 쉘터안에 두어 개스통이 얼었으나
그 가스통을 핫팩두개로 잠시 감싸주니 약하게나마 개스가 나온다..
숯을 넣은 콜맨히터를 올려놓고 크럭스버너로 가열하니 영하13도의 날씨에도 화력에 전혀 지장이 없다..
영하10도이하의 추위에도 기가파워가 아닌 코베아동계가스로도
개스버너의 사용에 젼혀 불편함이 없다는것을 태백산 비박에 이어 다시금 확인한다..
봄철별자리와 혹한기비박에 대한 궁금함으로 다녀온 연인산이었지만..
혹한기비박이라하여 내가 갖고있는 장비로는
무게가 1키로정도 더 늘어날뿐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느꼈으며
쏟아지는 별자리와 야생화를 볼수있는 곳도 많고
또한 그런 날이 점점 다가오고있음을 느꼈던 연인산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