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날 교통이 막힐듯하여
날이 흐려 별을 보기 힘들겠지만
연인산의 봄꽃을 찾아볼겸 연인계곡으로 올라가 우정능선으로 내려올 생각으로
오후에 출발한다..
국수당에서 올라가는 길엔
산괴불주머니 점현호색 달래 중의무릇 괭이눈 큰괭이밥 는쟁이냉이 제비꽃등
요즘 한창 보았던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앉은부채는 마치 산길을 안내하듯 나타나지만
바람꽃 종류는 안보인다..
눈에 익은 꽃들이 많아진 것이 한편으로 신기하면서
싹이 올라오는것들도 나중엔 그들의 이름을 알날이 있겠지하는 기대를 하면서 산길을 올라간다..
우정고개에 올라 잣나무숲에 도착하니 초행의 연인계곡으로 올라가기엔 늦은 시간이다..
그길을 따라가면서 연인산의 봄꽃은 아직 이른감이 있다는 생각도 들고
굳이 연인계곡을 올라가야할 이유도 없다는것을 느끼게된다..
아침에 오르자니 아무도 없는 이곳에
먹구름만 잔뜩끼고 하늘도 제대로 안보이는 잣나무숲에서 초저녁부터 있는다는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능선비박을 할 생각으로 1리터의 물을 더 보충하여 4리터의 물을 담고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우정능선길에 오르니
헤드랜턴 불빛에 마른풀과 낙엽만 보일뿐이다..
능선길도 야생화를 보기엔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탁트인 하늘을 보니 가슴이 시원하다..
잣나무숲에서 벗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두꺼운 구름사이로 반달만이 어렴풋이 보일듯 말듯하지만
구름도 나름대로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식 헤드랜턴불빛을 꺼보지만 예전에 느꼈던 칠흑같은 밤은 아니다..
날도 그리 춥지않아 걷는 재미가 괜찮다..
언뜻언뜻 보이는 야경이 심심하지않아 좋다..
우정봉을 지나 예전에 비박하던곳엔 얼레지와 홀아비꽃대가 많았는데
얼레지의 싹도 아직 안올라오고있다..
별이 뜰때까지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틈틈히 하늘을 보다보니
반달아래 한개의 별이 보인다..
걷는 김에 연인산정상근처의 야생화도 일찍 볼겸
헬기장에서 비박을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0시가 조금 지나 헬기장에 도착하니
날씨가 쌀쌀해짐이 느껴진다..
비박장비를 펼치고 식사를 하고
하늘을 보니 별이 두개가 보인다..
탁트인 하늘이 볼수록 좋다..
난 이렇게 탁트인 하늘을 볼수있는 능선이 좋다..
그 어떤 멋진 경치보다 탁트인 하늘을 보는것이 요즘은 더 쉽지않다..
자다보니 유난히 바람소리가 크게 들려 잠이 깬다..
쉘터에 박아논 팩 두개가 바람에 의해 빠져
쉘터가 흔들리는 소리에 바람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던것이다..
밖을 나가보니 운무가 끼여 앞이 제대로 안보인다..
능선답게 바람이 세차게 분다..
팩을 새로 고정시켜도 쉘터가 강풍에 의해 제멋대로 왔다갔다한다..
쉘터가 유연하게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한편으로 재밌다..
다시 잠자리에 누워 바람소리를 들으니
때론 규칙적으로 들리는것이 마치 음악을 듣는거같다..
따뜻하게 푹자고나니 게운하다..
비비를 열고 일어나보니
여전히 쉘터가 바람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린다..
쉘터안의 온도계는 0도를 가르킨다..
쿠커안의 물도 약간 얼어있다..
밖을 나가보니 상고대가 피어나고있었다..
멋지다..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겠다..
연인산에서 겨울비박을 할때마다 내심 상고대 만나기를 기대했었지만
그렇게 보고싶었던 연인산의 상고대를 예상밖에 4월에 만난것이다..
쉘터안에서 한편엔 배낭을 세워놓고
한편은 방수자켓을 입은후 몸으로 막고있으니
바람이 불어 쉘터가 왔다갔다해도 식사할 공간이 충분히 생긴다..
상고대를 보려 연인산 정상으로 저절로 발걸음이 옮겨진다..
정상주위를 돌아보고
연인계곡을 거쳐올라가면 만나게되는 연인산장 주변을 둘러보니
그곳도 야생화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
우정능선으로 되돌아오는 길 내내 좋아서 저절로 웃음이 난다..
때때로 바람이 불면서 상고대가 나무에서 떨어져 흩날리는 모습도 환타스틱하다..
우정능선길에서 보고싶었던 복수초 군락지도 만난다..
여느곳에서 보았던 복수초보다 더 작다는것이 특이했지만
복수초를 보려 연인계곡을 다시갈까하는 마음을 떨칠수있어 더 없이 좋았다..
연인산에 피어날 야생화가 앞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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